도덕성보다 전문성 위주 검증?…'조대엽 기용' 논란 더 키운 靑

입력 2019-12-20 17:21   수정 2019-12-21 01:23

‘대통령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의 임기는 지난 9월 진작 만료됐다.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여당 현직 의원인 김상희 부위원장이 출마 준비로 연임을 고사해 넉 달 가까이 공석이다.

정부를 향해 연신 쓴소리를 했던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후임 역시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현장을 잘 아는 기업인도 좋지만 장 위원장이 너무 기업 편만 든 탓에 공적인 마인드를 갖춘 인물을 검토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총선을 위해 청와대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총선에 발목 잡힌 채 대통령에게 조언과 쓴소리를 해야 할 청와대 싱크탱크가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석 달이나 ‘지각 임명’된 정책기획위원장은 자격 논란으로 곧장 리더십에 금이 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총선용 차관 인사와 함께 정책기획위원장에 음주운전 등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낙마한 조대엽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 청와대의 설명은 여론을 더욱 들끓게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과 달리 위원장은 전문성과 역량을 위주로 검증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역대 정부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인사 검증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당장 야권에서 “과거 정부를 무능과 불법의 시절로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가 불리한 순간에는 같은 잣대를 들이대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전문성에 앞서 도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해놓고, 회전문 보은 인사라는 비판에는 ‘전문성’이 ‘도덕성’을 앞지른다”는 비아냥 섞인 반응도 나왔다. 야권은 “청문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장관 후보자가 국가 백년대계를 기획하게 된다는 의미냐”고 질타했다.

청와대는 인물난을 호소한다. 너도나도 총선에 뛰어드는 바람에 비상설 위원회를 맡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푸념이다. 하지만 작년 6월부터 1년 반 새 13차례나 청와대 실장부터 수석, 각 부처 장·차관에 이르기까지 총선용 인사를 단행한 것은 청와대다. 그 숫자만 30명이 훌쩍 넘는다. ‘총선 올인’에 청와대 내부는 물론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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